10만원 기부하고
13만원 돌려받는 법
내가 살지 않는 지자체에 기부하면,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로 전액 돌려받고, 거기에 기부액의 30%를 지역 특산품이나 상품권으로 또 받습니다. 결과적으로 10만원을 내고 13만원어치를 챙기는, 사실상 ‘공짜로 3만원 버는’ 제도입니다. 어차피 낼 세금이라면, 안 쓸 이유가 없습니다.
왜 ‘공짜로 버는’ 제도인가
두 가지 혜택이 동시에 붙기 때문입니다. 하나는 세액공제, 다른 하나는 답례품. 이 둘을 합치면 기부액보다 더 많은 가치가 돌아오는 구간이 생깁니다.
세액공제는 낸 세금을 깎아 주는 것입니다. 고향사랑기부는 10만원까지 100% 전액을 공제해 줍니다. 10만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에서 10만원을 그대로 돌려받는다는 뜻입니다. 소득공제(소득을 줄여 주는 것)와 달리, 세액공제는 세금 자체를 빼 주기 때문에 효과가 직접적입니다.
답례품은 기부한 지자체가 감사의 뜻으로 주는 지역 특산품입니다. 기부액의 30% 이내로, 10만원을 기부하면 3만원어치 포인트를 받아 한우·쌀·과일·지역상품권 같은 걸 고릅니다. 세금으로 돌려받는 10만원과 별개입니다.
10만원을 기부하면, 세액공제로 10만원이 통장으로 돌아오고(실제 부담 0원), 거기에 3만원어치 답례품이 남습니다. 즉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고 3만원어치를 받는 셈입니다. ‘기부’라는 이름이 붙어 망설이지만, 숫자로는 안 하는 게 손해인 드문 제도입니다.
2026년부터 더 좋아졌다
손익분기점이 넓어지고, 한도가 커졌습니다.
예전에는 10만원을 넘기면 초과분은 16.5%만 공제돼, 사실상 10만원이 ‘이득의 끝’이었습니다. 2026년 1월부터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의 공제율이 44%로 신설됐습니다. 그 결과 20만원을 기부해도 본전 이상을 회수하는 구조가 됐습니다.
| 구간 | 2025년까지 | 2026년부터 |
|---|---|---|
| 10만원 이하 | 100% | 100% |
| 10만 초과 ~ 20만원 | 16.5% | 44% |
| 20만원 초과분 | 16.5% | 16.5% |
| 연간 한도 | 500만원 | 2,000만원 |
세액공제 14만 4천원(10만원 전액 + 10만원의 44%) + 답례품 6만원 = 20만 4천원 회수. 20만원을 내고 20만 4천원을 돌려받으니 회수율 102%, 여전히 이득입니다. 손익분기점이 16만원에서 20만원으로 넓어진 셈입니다.
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에 선포일로부터 3개월 안에 기부하면, 20만원 초과분 공제율이 33%로 올라갑니다.
그럼 얼마를 기부하는 게 최적인가
‘이득’만 따진다면 10만원, ‘본전’까지 허용한다면 20만원입니다.
핵심은 회수율(돌려받는 가치 ÷ 기부액)입니다. 10만원은 130%로 가장 효율이 높고, 20만원은 102%로 본전을 살짝 넘습니다. 그 위로는 초과분이 16.5%만 공제되니 점점 ‘순수한 기부(순비용)’로 바뀝니다. 아래 표로 보면 분명합니다.
| 기부액 | 세액공제 | 답례품(30%) | 회수율 |
|---|---|---|---|
| 10만원 | 100,000 | 30,000 | 130% |
| 20만원 | 144,000 | 60,000 | 102% |
| 50만원 | 193,500 | 150,000 | 69% |
| 100만원 | 276,000 | 300,000 | 58% |
그래서 ‘재테크’ 관점이라면 매년 10만원이 정답입니다. 순수하게 지역을 응원하고 싶다면 더 내도 되고, 그때도 절반 넘는 가치는 돌아옵니다. 한 해에 여러 지역으로 나눠도 됩니다. 예컨대 10만원씩 두 곳에 기부하면, 각각 답례품을 받으면서 공제는 합산됩니다(단 100% 전액 공제는 합산 10만원까지가 가장 효율적).
내 기부 회수액 계산기
기부액을 넣으면 세액공제·답례품·순이득과 회수율을 계산합니다.
어디에 기부하나
딱 하나의 규칙만 있습니다. 내 주민등록상 거주지에는 기부할 수 없습니다. 그것도 광역과 기초 둘 다입니다. 서울 중구에 산다면 서울시 전체와 중구를 빼고, 나머지 모든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. 그 외엔 자유입니다. 태어난 고향이 아니어도 됩니다.
그래서 어디를 고를지는 두 기준으로 정하면 됩니다. 하나는 마음이 가는 곳(고향, 부모님 사시는 곳, 자주 여행 가는 곳). 다른 하나는 답례품과 상품권의 쓸모입니다. 어차피 받을 답례품이라면,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지역상품권을 주는 곳이 알뜰합니다. 자주 가는 여행지나 부모님 동네에 기부해 그곳 상품권을 받는 식입니다.
답례품, 잘 고르는 법
답례품은 기부 후 ‘포인트’로 들어옵니다. 그 포인트로 고향사랑e음(또는 플랫폼)의 답례품 몰에서 원하는 걸 고릅니다. 종류는 지역 농축산물(한우·쌀·과일), 가공식품, 생활용품, 지역상품권, 관광·체험 상품까지 다양합니다. 현금·귀금속·유가증권은 제외됩니다.
특산품 택배는 편하지만,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거나 굳이 필요 없는 걸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 반면 지역상품권은 현금처럼 쓸 수 있고 유효기간도 길어, 그 지역을 갈 일이 있다면 가장 손해가 없습니다. 다만 해당 지역에서만 쓸 수 있으니, 내가 갈 곳인지 먼저 확인하세요.
참고로 특정 사업을 지정해 기부하는 ‘지정기부’를 택하면 답례품 없이 기부만 할 수도 있습니다. 기부금이 어디 쓰일지 직접 고르고 싶을 때 쓰는 방식입니다.
어떻게 기부하나
공식 창구는 행정안전부의 고향사랑e음(ilovegohyang.go.kr)입니다. 2024년 말부터 민간 플랫폼도 열려, 이제는 더 편한 곳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.
민간 플랫폼도 쓸 수 있다
고향사랑e음의 인증·결제가 번거롭다면 민간 플랫폼이 대안입니다. 현재 9곳 정도가 운영 중입니다.
민간 플랫폼을 쓰면 기부금에서 플랫폼 수수료가 지자체에 부과되는 구조입니다. 세액공제·답례품 혜택 자체는 동일합니다.
세액공제, 실제로 받는 법 — 그리고 함정
기부하면 고향사랑e음에서 기부금 영수증이 국세청에 연계됩니다. 근로자는 연말정산에서, 자영업자는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세액공제로 반영됩니다. 그해(1.1~12.31) 기부분이 이듬해 정산에 잡히므로, 올해 혜택을 보려면 12월 31일까지 기부를 끝내야 합니다.
가장 많이 놓치는 함정입니다. 세액공제는 ‘내가 낼 세금(결정세액)’에서 빼 주는 것이라, 소득이 적거나 다른 공제로 이미 세금이 0이 된 사람은 그만큼 돌려받을 게 없습니다. 게다가 고향사랑기부 세액공제는 이월이 안 됩니다. 올해 다 못 받은 공제를 내년으로 넘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. 본인의 결정세액이 10만원보다 적다면, 10만원을 기부해도 전액을 다 돌려받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.
즉 이 제도가 가장 확실히 ‘이득’인 사람은, 매년 연말정산에서 낼 세금이 있는 직장인·사업자입니다. 소득이 거의 없는 경우라면 답례품(30%)은 받아도 세액공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니 따져 보세요.